Abstract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철학적 사유도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변화를 거듭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논문은 근대 이전의 신 중심 사회의 신화(神話)로부터 벗어난 근대의 자유 혹은 자율성의 시대도 또 하나의 신화임을 논증하고자 한다. 우선, 정치적 의미에서 근대적 자유(주의)의 출발점이 되는 로크의 개인주체의 자유 개념과 개인주체의 자율성을 철학적 원리로서 확립한 칸트의 자율성 개념을 해-체함으로써 근대 주체의 자유 혹은 자율성이 불가능한 근거, 달리 말해 근대 주체의 자율성이 신화(神話)임을 살펴볼 것이다. 그런데 자율성은 바로 개인주체의 자율성이므로, 자율성의 신화는 곧 개인주체의 신화이다. 개인주체가 해-체임을 보여준다면 그 신화도 폭로될 것이다. 그런 다음, 오늘날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주체 개념을 비교․비판함으로써 주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런 과정을 가로질러서 그리고 이런 과정 끝에, 근대적 주체 신화의 해-체 다음에 올 자율성은 과연 (불)가능한지,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불)가능한지 해체론(deconstruction)의 안내를 받아보기로 하겠다. 개인주체의 자율성이 해-체로 밝혀짐으로써 주체의 자리, 즉 자율성의 신화의 자리에 새로운 이야기(新話) 곧 도래할 신화(新話)의 공간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