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파레시아(parrhēsia)는 통상 발화자가 권력자 앞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를 발휘해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며, 소크라테스는 그런 파레시아를 행하는 자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보여지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과연 그러한가? 이 논문에서는 첫째, ‘솔직하게 말하기’만으로는 플라톤의 파레시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움을 밝힌다. 플라톤은 무분별하게 ‘무엇이든 모두 말할 자유’를 경계하며, 그의 파레시아는 언제나 진실 탐구라는 목적과 관련하여 작동하기 때문이다. 파레시아는 단순히 솔직하게 말하기가 아닌 진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말하는 행위이며, 여기에는 ‘말하지 않음’의 발화 행위와 아이러니의 사용 등도 포함된다. 둘째, 플라톤에 따르면 진실은 논박당하지 않는 것으로, 그 내용은 나라와 시민들에게 ‘좋은’ 것이어야만 한다는 점을 밝힌다. 그러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은 절제(sōphrosynē)이며, 이는 발화자와 청자 모두에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