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통일진~전한초기에 유가는 『주역』을 이용해 유가 최초로 두 세계관을 수립한다. 하나는 ‘도기론(道器論)’이고, 다른 하나는 ‘태극론(太極論)’이다. 이것을 담고 있는 현존 최고(最古)의 문헌이 바로 마왕퇴백서 『주역』 「계사」 편이다. 도기론은 형이상의 ‘도(道)’와 형이하의 ‘기(器)’라는 이부 세계관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이것은 ①‘도’의 영역, ②‘건곤(乾坤)・변(變)・통(通)・상(象)’이라는 주역의 영역, ③‘기(器)’라는 만물의 영역, ④인간의 영역이라는 사부 구조로 돼 있다. 인간의 영역은 다시 ‘법’이라는 사회・정치의 영역과 ‘신(神)’이라는 주술·신앙의 영역으로 세분된다. ①은 형이상의 세계이고, ②·③·④는 형이하의 세계다. 여기서 문제는 도기론에서 형이상의 ‘도’의 세계와 형이하의 ‘기’의 세계는 존재론적으로 주재・피주재의 관계로 설정돼 있지만, 사부 구조 내에서 『주역』·만물·인간이라는 영역 간의 관계는 명확히 설정돼 있지 않고 파편화돼 있다는 점이다. 태극론은 사부 구조 중형이하의 세계에서 파편화되고 무관계한 것처럼 보이는 영역 간의 관계를 명확한 형태로 이어주면서, 합리와 비합리의 세계를 통합하기 위해 유가가 새롭게 고안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