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들뢰즈의 『영화』는 여러모로 난해한 저작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들뢰즈가 베르그손의 이미지 이론을 매우 독특하게 변형시킨다는 데 있다. 이 연구는 『영화』 1권 1장에서 들뢰즈가 행하는 베르그손 독해를 면밀히 분석하여 양자의 근본적인 차이점들을 다음과 같이 드러낼 것이다. 첫째, 베르그손은 예술 장르로서 영화를 비판하지 않았다. 둘째, 베르그손은 미분법적 방식으로 실제적 운동을 이해하지 않았다. 셋째, 베르그손은 이미지와 운동을 대립시켰다. 들뢰즈는 이러한 논점들을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이미지 존재론을 만들어내고 이를 영화에 적용한다. 그에 따르면, 영화의 이미지는 운동 이미지이며, 이 운동 이미지는 열린 전체의 질적인 변화와 닫힌 체계의 공간 이동 양자를 표현하는 매개항이다. 우리는 영화의 이미지에 대한 들뢰즈의 이 규정이 얼마나 타당한지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실재 이미지와 그에 대한 예술적 표상으로서의 영화 이미지는 구분되어야 한다. 들뢰즈의 논의는 이점을 분명히 하지 않음으로써 재현의 논리에 다시 사로잡힐 위험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