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정치적인 것” 또는 “정치적임”(the political)은 칼 슈미트 정치이론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친구와 적을 실존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이 개념논리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모든 서구 근대 국가정치이론의 권력개념의 근간을 서구신학에서 찾고 있는 슈미트의 정치신학적 사유는 많은 논란과 함께 오랫동안 널리 논의되고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한편, 우리는 자칭 최고형태의 형이상학이자 철학운동의 한 형태인 후썰현상학 체계 전반을 관통하는 일종의 “구조적 정치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특히 후썰식 현상학적 주체와 비판 개념의 형이상학적 이론구조는 “정치적”이라는 개념으로 표상되고 파악되는 특성을 분명히 보이고 있다. 이러할 때, 우리는 슈미트식 정치 개념과 논리가 우리가 후썰현상학의 형이상학적 움직임을 구조적으로 동기적으로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그 정치성을 드러내게 하는데 유용한 관찰과 분석의 도구적 틀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본다. 이 논문은 후썰이론 전반에 걸쳐 중심적인 이론적 역할을 담당하는 현상학적 주체-원험(原驗)적 초월자 주체(transcendental ideal subject) — 에 존재론적 ․ 구조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일종의 분명한 정치적성(politicality)을 가시화하고자 하며, 그 작업에서 슈미트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