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윌리엄 제임스의 후기 사상에 제시된 세계관을 그의 진리이론, 인본주의, 그리고 프래그머티즘의 이론적 맥락 안에서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영국경험론의 원자적 세계 그림을 비판하면서 제임스가 제시하는 회류(conflux)적 실재관에 대해 논의하는 점에서 이 글은 한 편으로 철학사 연구이기도 하고, 개별 현상들의 존재론적 지위와 진리론적 타당성을 전체성에 의해 설명하는 일원론적 절대주의를 거부하는 다원주의적 세계관을 유망한 철학적 교의로서 다루는 점에서 형이상학적 연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본 연구는 제임스의 세계관을 태동시키는 결정적인 이론적 받침대로서 그의 ‘멀티버스’, ‘급진적 경험주의’, 그리고 ‘순수경험’, ‘경험들의 관계로서의 실재’ 같은 개념들을 명료화하고 그들 간의 상호연관성을 밝히는 데 역점을 둔다.BR 논의의 범위는 주로 제임스의 후기 텍스트에 직접적으로 제안된 테제들을 중심으로 한다. 그리고 개념 분석과 텍스트 독해를 통해 그의 실재론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첫째, 철학적 사고 유형을 비교한다. 둘째, 진리 이론과 언어관의 관점에서 경험주의와 오류주의, 그리고 개선론을 통한 진리의 본성이 어떻게 해명되는지를 살펴본다, 셋째, 인본주의와 프래그머티즘을 포용함으로써 제임스가 과학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떻게 파악하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제임스가 ‘급진적 경험주의’라고 부르는, 경험론의 개진된 버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즉 경험적 실재는 사실상 ‘멀티버스’(multiverse)라는 것, 그 세계관이 갖는 철학적 독창성과 생태학적 함의까지 이끌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