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혼에 관한 플라톤의 주장들은 작품들마다 불일치를 보이거나 양립이 어려울 정도로 상충되기도 한다. 혼은 순수하고 단일한 모습을 띠는가 하면, 부분을 갖기도 하고, 불사적인가 하면 사멸적인 부류를 갖기도 한다. 본 논문은 플라톤 혼 이론이 외관상 불일치함에도 불구하고, 그 너머에서 일관된 설명이 가능함을 보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혼을 두 계기, 즉 몸에서 분리되어 있는 상황과 몸에 깃든 상황으로 나눠서 고찰할 것이다. 혼은 몸에서 분리되어 있을 때 단순하고 순수한 형태를 띠며, 물질적 간섭을 일절 받지 않은 채 자신과 닮은 형상을 관조하는 일에만 몰두한다. 반면에 혼이 몸에 깃드는 순간, 그것은 몸의 제약을 받고 신체 기관을 통해서만 외부와 조우하며, 몸에 필요한 요소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른바 혼의 비이성적인 부류내지는 기개와 욕구라는 부분은 바로 신체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근거를 갖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해석을 바탕으로 혼의 부분에 관한 전통적인 문제들이 어떻게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