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후설 현상학은 정치철학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후설 현상학이 일반적인 정치철학의 핵심주제를 같이 공유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정치철학의 중심주제가 자유와 공동체 그리고 양자 사이의 관계 속에서 파생되는 문제인 권력 등에 있다면, 현상학은 충분히 정치철학으로 규정될 자격이 있다. 후설 현상학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의 이념을 좇아,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지향하고 본질주의적인 태도 속에서 주어진 현실을 본래적인 본성에 맞게 변화시키려는 진보적인 정치적 태도를 취한다. 후설이 현실변혁의 주체로 제시하는 것은 이성적 주체이며, 이성적 삶의 핵심을 후설은 자유에 둔다. 이 자유는 개인적, 내면적 자유라기보다는 공동체적, 사회적 자유로서 모든 개인의 자유의 실현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게 된다. 후설은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하면서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속에서 최적화될 수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로 ‘사랑의 공동체’를 제시한다. 사랑의 공동체는 각 개인의 보편적, 윤리적 사랑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공동선과 보편성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자율성에 바탕을 둔 공동체적 권력을 창출한다. 곧 도덕과 정치의 결합이 후설의 정치철학을 궁극적으로 특징짓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