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물질주의는 물질적인 부를 획득하는 삶만이 유일하게 가치있고 행복한 삶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부를 획득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만한 능력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그러나 니체의 관점에서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부’는 서양의 전통 철학의 형이상학적 가치 기준과 마찬가지로 허구적 가치일 뿐이기에 삶의 절대적인 기준일 수 없다. 이런 허구적 가치를 추구하도록 만드는 경쟁은 오히려 삶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물질주의적 경쟁을 통해서는 행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BR 물질주의적 경쟁은 사회 구성원 전체를 불평등한 상태로 몰아간다. 불평등한 상태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무엇보다 이런 경쟁 체제 속에서 각자는 상대방보다 더 많은 부를 획득하는 한에서만 가치있는 존재가 된다. 이런 경쟁을 통해서는 결코 최종적인 만족에 도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목표를 도달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충분한 기회 역시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물질주의적 경쟁은 불평등과 차별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심회시킨다. 그러나 우리 삶은 물질적 가치 체계 역시도 필요로 하며, 또한 경쟁이 무조건적으로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물질주의를 포기하거나 해체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물질주의 및 물질주의적 경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니체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은 바로 ‘아곤(agon)’ 즉, 경쟁이다.BR 니체에 따르면 삶을 긍정한다는 것은 삶이 마주하는 고통과 어려움을 얼마나 잘 극복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이를 통해 얼마나 성장하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태도는 경쟁 문제에서도 똑같이 제시할 수 있다. 니체의 아곤의 궁극적 목적은 경쟁자를 제압하고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이다. 즉 경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경쟁의 목적이 무엇인가가 문제라 할 수 있다. 니체의 관점에서 삶의 모든 행위와 가치 평가들은 개인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니체의 아곤은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자들이 타인을 존중하면서 그들과 경쟁하여 서로 발전하고자 취하는 행동 방식을 의미한다. 타인을 적으로서 불평등하고 차별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타자를 존중하고자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물질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