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재난 위험의 일상화, 복합화가 진행되면서 재난을 분리된 하나의 사건, 위험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고 재난 관리에 필요한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법적인 제도를 정비하여 사후 대응적으로 현상을 복구하는 전통적인 위험 관리 패러다임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주요 인프라(critical infrastructures)들 사이의 통합성과 상호의존성 강화는 자연 재난, 인위적 재난 등의 전통적인 재난 구분을 어렵게 하고 재난 위험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게 해놓고 있다. 위험에 대한 무지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난 위험의 항상성과 위험의 불확실성의 증가로 인해 위험 지식에 근거한 위험 관리 정책은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현대 사회가 직면한 불확실한 재난 위험을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이를 제거하기 보다는 이에 적응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개념에 기초한 위험 관리 전략이 요청되고 있다. 회복탄력성이란 외부 교란을 흡수하며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변화에 대응하여 스스로를 재조직화할 수 있는 사회생태시스템의 능력을 의미한다. 회복탄력성에 기초한 위험 관리 전략은 사회의 물적 기반, 즉, 주요 인프라의 견고성과 대체성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물적, 인적, 경제적 자원들을 동원 활용할 수 있는 사회 조직과 문화, 정치 차원에서 견고성, 대체성, 융통성, 신속성 향상을 통해 사회의 위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회복탄력성 향상은 새로운 시민성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재난 위험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나서고 위험 대응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에 의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