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줄리앙의 "맞대면(face to face)" 관계에 함축된 "에캬르(ÉCART, 간극 또는 DIVIDE)" 개념을 분석하고, 그 무한 가능성을 문화의 다원화 관점에서 논구한다. 에캬르 는 특정 사유를 바깥으로부터 바라보면서 자기사유의 균열을 체험할 때 나타나는 실존적 탐색의 조건이다. 각 문화는 서로의 '사이(interspace)' 를 탐색함으로써, 친숙했던 자기세 계의 바깥에 설 수 있다. 또 그로부터 자신의 고착화된 사유틀에 어긋남을 자각하고 새로 운 쇄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바깥에 서기(ex-ister)' 를 통한 에캬르의 형 성은 문화가 다원화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그러나 맞대면을 통한 문화의 변화 가능성은 에캬르의 열린 사태를 재고하게 한다. 외 부를 전제한 맞대면의 관계는 에캬르로 구축될 수 있는 것의 규정문제를 열어놓는다. 왜냐 하면 각 문화에 분란을 일으키는 바깥항의 성격을 미리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는 사유의 바깥항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캬르의 다중적 가 능성과 그것의 즉각적 연계 가능성을 고찰하고, 이로부터 맞대면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주장한다. 즉, 예상되는 개념이나 생각의 틀이 에캬르에서 무작위로 분기하는 사유, 그리 고 이로써 무한정하게 활성화되는 문화 간의 상호 간격은 우발적 마주침과 비결정적인 연 계를 통해서 무진장(無盡藏)하게 개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