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불교적 전통에서 자비는 하나의 단어로 사용됨으로 인해서 유사한 마음상태를 지칭하는 것처럼 보이나 ‘자’와 ‘비’는 각각의 의미, 수행방법, 반대되는 마음상태의 측면에서 구분된다. 빨리어 멧따에 해당하는 자애는 이익과 행복을 주려는 마음이고, 까루나에 해당하는 연민은 불이익과 괴로움을 없애려는 마음이다. 악의와 상해가 각각에 대한 대표적인 반대되는 마음이다. 수행법에 있어서도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로 나아가면서 연민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BR 심리적 역동에서 연민은 부정적 정서에 대한 회피로 인해서 의지적으로 마음을 내는 것이고, 긍정적 정서를 불러오는 자애는 대상에 접근하려는 동기가 작용하고 주의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뇌과학적 메커니즘에서 자애명상, 연민명상 모두 전측 대상피질과 섬엽이 관여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뇌 기전에는 차이가 있다. 심리적 역동과 뇌과학적 메커니즘 둘 다에서 연민은 자애에 비해서 복합적이고,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마음상태임을 알 수 있다.BR 이러한 구분에도 불구하고 자애와 연민은 개념과 방법상의 혼란으로 인해서 자비명상으로 함께 다루어지거나, 구태여 구분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자비라는 개념으로 인해서 이러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한 원인을 수행의 주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상의 주체와 수행의 목적에 따라서 명상의 효과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연민적 사랑은 명상의 주체와 목적이 비교적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자비연구에 있어서 자애와 연민을 자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포괄하는 것을 지양하고 개념, 수행법, 심리역동 등을 구분할 필요와 함께 연민적 사랑과 같이 명상의 주체와 목적을 명시할 필요성을 제안한다.